2005년 3월 17일(목)
왜 그 옛날 우리의 조상들은 아이들이 이부자리에 오줌을 싸면 키를 씨워 소금을 받아오게 했을까?
왜 그렇게 챙피한 일을 시켰을까?
그게 더 효과적이었을까?
얼마전에 마을문고에서 병호와 함께 관련된 책을 읽으며 그의 답을 찾아보긴 했었지만...
나도 그 예전에 살았다면 그런 방법으로 아이들을 가르쳤을까?
어제 병호가 그려놓은 '세계지도'덕분에 열심히 이불빨래하며 잠시 생각했었다.
윗층에 6살 조카가 살고 있다.
언니는 쉬쉬 하는데 늘 조카가 먼저 그런다
"나 어제 이불에 오줌쌌다"
"나 어제 집에 오다가 아빠 차에서 오줌쌌다"한다. 묻지도 않는데 말이다.
병호도 소변을 가리면서도 한번도 이불에 실례를 한적이 없다.
그만큼 소변을 가리면서는 긴장했었던 것일까?
그런데 조카를 보면서도 그렇지만 좀 크면서 실례가 늘어나는 것 같다.
병호는 이번이 두번째 이다.
전에는 조금 싸서 병호 옷만 젖어 별 표가 나지 않았는데
어제는 잠결에 병호가 옷을 훌러덩 올리고 자는 것이다.
그래서 옷을 내려주려하는데 흠뻑 젖어 있는 것이다.
다음날 아침 병호는 지난밤의 일을 하나도 기억 못한다.
잠결의 실수이기 때문에 그리고 그 전날 lg마트다 이사하는 외삼촌집까지 전철로 도보로 다녀왔던 탓으로 많이 피곤해서 초저녁부터 자기 시작하더니 그런 실수를 해서 야단치지는 않고 이야기만 해 주었다.
그랬더니 좀 챙피하다고 생각되는지 '네'라고 대답만 하고 모르는체 하는 것이다.
그래서 더 이상 이야기를 꺼내지는 않았다.
그리고 조카와는 달리 어느 누구에게도 자기의 실수를 발설하지는 않는것이다.
따끔하게 야단을 쳐야할까 아니면 이번처럼
"병호가 많이 피곤했었구나"하며 이해해주며 다음부턴 자기전에 꼭 '쉬'하고 자자고만 해야할까?
또 실수를 한다면 그때는 다르게 대처해야겠지
암튼 병호의 세계지도 사건으로 엄마와 세탁기는 어제 내내 열심히 일했단다.
그래서 울 병호만 더욱 깨깟, 뽀송뽀송한 이불에서 잠이 드는구나
병호야 네가 덮고 자는 이불 사실 아빠꺼거등
아빠 키에 맞추어 만든 이불이라 무척커서 한번 세탁하려면 엄마가 좀 힘들다.
근데 너는 꼭 그 이불이 좋단다.
분홍색이라서, 꽃이 많이 그려져 있어서란다.
늘 '분홍 이불, 분홍 베게'하며 그 이불만 고집해서 몇일전에 아빠가 그 이불을 덮고 주무시려다가
엄마가 '그 이불 병호꺼잖아요'했더니 짜증을 내시더구나
왜 '병호는 맨날 그 이불만 덮어야 하냐고'
절대 양보안하는 너의 그 분홍이불 사랑에 엄마가 중간에서 낭패구나
세계지도는 너무 힘들다
담엔 그냥 우리나라 지도 정도, 아니 서울지도만 그리면 어떨까? ㅎㅎㅎㅎㅎㅎ,ㅋㅋㅋㅋㅋㅋㅋ
사랑한다 병호야
사랑한다 병호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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